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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간병 스트레스, 어떻게 함께 해결하면 좋을까요?

돌봄 캠페인/케어닥 아티클

by (주)케어닥 2021. 3. 3.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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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는 사이에 생겨버린 '간병 스트레스', 조금은 내려놓으세요

지금 이 시간에도 아픈 환우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가족'이 있습니다. '가족'은 환우만큼 아프고 긴 시간을 외롭게 보내고 있습니다.

 

당연히 내 가족을 책임감을 갖고 돌봄 하지만 전문 직업인도 힘든 일입니다. 오늘은 가족 간병의 가장 큰 문제, '간병 스트레스'에 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긴 병에 효자 없는 이유? 간병 스트레스 때문이에요

백년해로하기로 했던 노부부는 6년 5개월의 간병을 못 견디고 비극으로 결말을 맺었습니다. 2019년 청주에서 효자로 소문난 40대 아들이 오랜 간병 생활을 견디다 못해 아버지를 목을 졸라 살인했습니다. 2020년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에 따르면 '간병 살인'에 대한 통계조차 없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일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이런 뉴스가 심심찮게 들려옵니다. 한 전문가는 '인구학적 변화'와 '가족 부양 체계의 변화'가 원인이라고 지적합니다. (출처 : 대전일보 2019. 03. 11. '간병 살인'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간병과 관련해 가족 간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이유는 누적된 간병 스트레스 때문입니다. 2020년 12월 16일, 한국비엠에스제약이 발표한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 20~59세 1,000명의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중증질환 환우의 보호자 10명 중 8명이 간병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변화가 생겼고, 간병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출처 : 환자보호자 인식 조사 결과, 한국비엠에스제약, 2020, 재구성

복수 응답의 선택지에서 간병 스트레스가 되는 이유를 보면 보호자 자신의 심신 관리가 어렵다는 응답이 59%, 간병의 어려움이 43%, 정서 조절 곤란이 27%, 비용 부담 14% 등이 있었습니다.

 

장기간 간병을 하게 될 경우, 부모님 병세가 악화되면 간병하는 가족은 지치게 됩니다. 부모님을 돌보는 방법이 가족의 간병밖에 없다고 생각했을 때, 간병 생활은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까지 끝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쩔 수 없는 현실과 환경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보호자는 점점 '제2의 환자'로 변하게 됩니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길까? 정신적으로 힘들어요

가족 간병이 힘든 대표적인 이유는 정신적인 스트레스 때문입니다. 자신의 일상에 간병이 끼어들며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 발생합니다.

 

우선, 가족끼리 마찰이 생길 수 있습니다. 부모님을 누가 어떻게 간병할 것인가에 대해 협의하는 과정에서 가족 구성원 간에 불신이 생기고, 상대를 향해 분노하게 됩니다. 혼자 부모님을 돌봐야 하는 분이라면 그만큼 모든 책임을 한 명이 져야 해 감당하지 못할 부담을 느끼게 되죠.

가족이지만 아픔을 대신할 수도 없고, 어떻게 해줄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며 무력감에 젖어드는 분도 있습니다. 그동안 못해드렸다는 과거에 대한 자책과 뚜렷한 해결 방법마저 없는 미래에 끝없는 죄책감을 느낍니다.

 

특히 중증 환우의 경우, 환우의 상태에 따라 당장 오늘 내일을 알 수 없어 보호자는 매사에 불안해합니다. 일상이 불안감으로 채워지다 보니 가족 간병인은 자신의 삶에 회의감이 들어 우울증이 생기는 분도 있습니다.

 

 

무시무시한 치료비와 간병비, 경제적인 부담이 들어요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함께 치료비와 간병비로 경제적인 어려움도 생깁니다. 지속적으로 의료비, 약재비가 들고, 장기요양비나 간병비 등이 발생해 가족들의 경제적인 여유가 급격히 줄어들게 됩니다.

치매 환우를 예로 들면, 2020년 중앙치매센터는 '국제치매동향 2019'에서 치매 어르신 1인당 관리 비용이 2019년 기준 평균 2천73만 원이 산출됐다고 합니다. 중증도가 심해질수록 비용 차이도 나는데 가장 낮은 정도의 어르신이 1인당 1천554만 원인데 비해 병세가 심한 어르신은 약 2.1배 이상 높은 3천337만 원 등의 비용을 보였습니다.

 

한 사람 당 이 정도의 비용이 드는데 간병비가 부담스러운 가정의 경우, 간병인을 고용하지 않고 가족 구성원이 직접 간병하기 위해 일을 그만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게 생계가 어려워져도 대부분의 비용이 치료비로 사용되어 가족도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해 안타까운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사회적 문제가 됐어요

고령화와 함께 핵가족화도 더해지며 우리나라의 가족 간병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간병 스트레스와 함께 주목받는 문제가 '노노 간병'인데요, 동남권원자력의학원과 고신대학교에서 연구한 '노인 암 환자 가족원의 돌봄 부담감 영향요인'에 의하면 2016년 어르신을 배우자가 간병하는 경우가 52.1%라고 합니다. 어르신이 다른 어르신을 간병하는 경우가 반 이상이 되는 것이죠.

노노간병은 이미 초고령 사회인 일본에서도 대표적인 사회 문제였습니다. 최근에는 간병하는 자식과 간병 받는 부모 모두 75세 이상인 '초노노간병' 시대로도 진입했다고 합니다. 일본의 문제는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라 곧 우리나라에도 현실화될 수 있는 일들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우선 개인이 혼자서 해결할 수 없다는 걸 국가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미 다른 나라는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어르신 간병 문제를 다각도로 고민하며 여러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일본, 영국, 그리고 우리나라는 이렇게 하고 있어요

갈수록 노노간병이 심각해지는 일본에서는 간병비 부담을 줄여주고 어르신의 상황에 따라 입소할 수 있는 특별요양노인홈, 케어하우스, 소규모 다기능재택간병, 치매그룹홈 등 다양한 간병 시설을 마련했습니다.

간병으로 휴직한 가족이 다시 직장에 복귀하도록 도와주는 간병휴직제도가 있고, 간병을 위해 단시간 근무, 일정 시간 노동 제한을 한 제도도 있습니다. 가족은 물론 어르신도 마음 편하게 간병에 집중하는 환경을 구축하려 합니다.

 

영국의 경우에는 '치매 내비게이터'라는 제도가 도입됐는데요, 치매인 어르신과 가족, 간병인이 어르신이 입원할 때부터 퇴원 후까지의 계획을 미리 세우고 관리하는 제도입니다. 특히 어르신이 퇴원하고 나서 자택에서는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 돌봄 방법을 구체적으로 기록하며 관리합니다.

'Age UK'라는 영국 노인 권익단체에서는 어르신의 보호자가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도록 상담해 준다고 합니다. 보호자의 심리 안정에 집중된 프로그램이 있어 장기간 간병에도 지치지 않게 도움받을 수 있습니다.

 

해외 사례처럼 우리나라도 정부 주도의 다양한 제도가 있습니다. 간병할 일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예방하는 정책부터 질환 발생 이후 꾸준히 관리해 주는 정책까지 다양합니다.

 

예를 들어, 치매 위험이 높은 어르신을 대상으로 치매 조기검진을 실시합니다. 그럼 빨리 병을 발견하고 치료를 일찍 시작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어르신과 보호자에게 도움이 됩니다.

노인성 질병이나 고령으로 혼자 생활이 어려운 분과 그 가족의 부담을 덜기 위해 장기 요양 서비스를 제공기도 합니다. 또한 입원한 환자에게 보호자나 개인이 고용한 간병인이 없더라도 간호 인력에게 전문적인 간호를 받을 수 있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도 나왔습니다.

 

이렇게 국내에도 각종 정책과 제도가 있지만 빠른 고령화 속도에 비해 아직 온전히 수급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가족 간병인의 심신을 중점으로 한 사회적 인식과 보호 제도 역시 아직은 많이 부족한 편입니다.

 

 

슈퍼맨이 되려고 하지 마세요

가족 간병을 하는 대부분의 보호자께서는 혼자 해결할 문제가 많다 보니 모든 걸 해내는 '슈퍼맨'이 되려고 합니다. 결국 강한 압박감에 차차 심신이 약해지는데요, 어떻게 하면 간병 스트레스를 조절할 수 있을까요?

 

동아일보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의 말에 따르면 우선 슈퍼맨이 되어야 한단 생각부터 줄여야 한다고 합니다. 모두 다 해결하면 가장 좋겠지만 시간과 비용은 한정되어 있으니 보호자께서도 우선순위를 정하며 문제 상황을 인정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죠.

스트레스 해소하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 것도 좋습니다. 호흡법, 근육이완법, 요가, 반식욕과 같이 심신을 이완하는 방법을 찾으면 도움이 됩니다. 방법을 찾았으면 짧은 시간이라도 주 중에 자기 자신 만을 위해 에너지를 보충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미국국립암연구소(NCI-CONNECT)에서는 일기나 편지와 같이 자신을 위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불러일으키는 글을 쓰는 것도 좋다고 하였습니다.

 

가족 구성원은 전문 지식이 없기에 체계적인 치료와 케어가 가능한 전문 시설의 도움도 받을 수 있습니다. 심리 상담 센터에서 간병하며 받은 스트레스를 털어놓고, 앞으로 어떻게 대처하면 되는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비슷한 문제로 고민하는 보호자들의 온라인 카페나 동호회, 카카오톡 채팅방 등에 가입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힘든 감정을 공유하고 이해해 주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 답답함을 해소하고 서로 간병에 도움 되는 팁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간병 하나로도 힘드니 간병하는 가족분들도 스스로 짐을 더 얹지 않길 바랍니다. 이미 어르신에게 가족은 존재만으로도 슈퍼맨 같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도 힘내시길 바라며 더 나은 돌봄 문화가 만들어지도록 케어닥도 간절히 바라겠습니다.

 

케어닥의 질문

“가족 간병 스트레스

어떻게 함께 해결하면 좋을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댓글로 자유롭게 의견 남겨주세요.

 

 


참고자료

간병 스트레스 줄이려면 ‘슈퍼맨 강박감’부터 버려야

[카드뉴스] 긴 병에 효자 없다고 하는데…장기간병에 흔들리는 가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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